한국번역가협회는 "번역가들의 자질향상과 저변확대 및 국제번역기구와의 유대와 회의, 세미나, 교양포럼의 개최 및 참여와 연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래문화의 정확한 흡수와 국내전파 및 한국문화의 해외전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번역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그동안 50여년을 함께 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번역 문화는 번역 콘텐츠 ISO라 할 만한 기구에 의한 체계적 번역 콘텐츠를 구축하지 못하고, 트렌드에 맞춰 마냥 표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1980년대 조셉 니담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영문서적을 번역하던 작업이 일어판이 나오자 일어 한국어 일대일 대응 방식으로 번역이 먼저 나와 한국어로 사유하는 번역이 좌절되었던 것처럼 번역의 글로벌화는 모든 각국어 원전에 대해 영어 번역본을 원전 텍스트로 간주하는 추세로 접어들게 하였고 한국은 그 첨단에서 한국어 고유 수요 외에는 지나쳐 버리는 번역 소스 문화권 내지 영역화 커밍 아웃해야 인정을 받는 자국어 번역 콘텐츠 역수입 문화시장으로 전락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번역문화는 한국 사회의 인원으로 새로이 구성되는 다문화권의 한국 번역 콘텐츠 사랑에 의해 변화되는 일종의 역동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문화 세대에 의한 한국어의 변화되는 음운 현상도 외국어의 비대한 재정적 투자에 기대어 연구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로 출발한 한국번역가협회는 한국의 고유 번역 정체성 사업을 위하여 번역 문화의 콘텐츠 ISO라 할 만한 체계적인 활동을 통해 원전에 버금가게 한국어로 사유할 수 있는 텍스트 원전 번역과 언어 문화 활동 그리고 학문적 성과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밑거름이 되는 번역 강좌 등 번역 모임의 활성화 및 새로운 번역 인재 발굴 사업(TCT)을 해 왔습니다.
한국번역가협회는 1971년 창립된 이래 1974년에는 UNESCO의 자문기구인 국제번역가연맹(FIT)에 가입하여 수차례 연맹이사국을 지내며 국제적인 번역문화 교류활동을 하였습니다. 1981년 방곤 회장이 제8차 FIT총회에서 FIT이사에 선임(되고 제16차 총회에서는 피에르 카이에 메달 수상; 제14차 총회에서 석용영 부회장이, 제16차 총회에서 조일준 회장이 그리고 제17차 총회에서 박옥수 이사가 각각 FIT이사에 선임)되었고 1982년 FIT이사회를 당시 민간 주도로 성공적인 서울 개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1998년에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문화란 민간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한국번역가협회는 그에 산 역사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초의 20여년 동안 무수한 문화 공공기관들이 가시적 결실을 수치로 내세우며 공공예산을 날개로 비상한 데 비해, 한국번역가협회는 70년대 초 초대 주요섭 회장의 번역 인재 육성이라는 취지를 모색하며 1994년 제1회 TCT 시험 시행을 필두로 22년에는 제76회 TCT시험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면서 10여만에서 15만을 헤아리는 협회 TCT응시, 수강, 협회 주최 각종 행사 및 시상대회 등을 통한 번역 관련 인재와 번역문화의 교감을 이루어왔습니다.
한국번역가협회는 지난 2020년 11월 전회의 임기가 위기를 겪는 사태의 홍역마저 겪으며, 2021년 9월에는 불혹을 넘어 지천명의 나이에 해당하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내온 반백년을 생각하며 앞으로 100년에 이르는 시간까지의 온고지신을 생각해 봅니다.
작년 2022년 3월 11일 총회에서 재신임이 이루어짐에 본 협회의 제 2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창립 100주년을 완성할 협회를 생각하고...이제 지금의 중요함과 임중이도원*이나 미력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끝으로, 21세기를 보듬어 22세기를 이어 갈 수 있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과 에너지를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도록 다짐하며 많은 지도와 편달 그리고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 : It is a long way to get the auspicious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