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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日流 거침없이 분다- 출판

작성자

관리자

날 짜

2007-03-02

파 일

조회수

1899


日감성소설 국내 젊은층 사로잡아
번역서 9년만에 437여종이나 늘어

일본 소설의 한국 출판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문화의 ‘일류(日流)’ 현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이 강세를 보여 온 만화 부문에서의 공세도 더욱 거세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일본 시장에서 한류 붐을 일으켰던 드라마·영화 분야에서도 역한류(逆韓流)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하얀거탑’ 등 국내 대형 드라마가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일본 침몰’등 대작이 극장에서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문화의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일본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데다 일본 문화 특유의 오락성과 무국적 취향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를 경험한 일본 측으로서는 경제의 회복 기운을 타서 한국과 중국 등 인접 국가에 문화 수출 공세를 펼치는 측면이 강하다.

국내의 일류 현상에 대해 기성세대는 젊은 층의 문화가 지나치게 오락 중심적이고 경박하다고 탓하지만, 일본 대중문화의 풍성한 섭취가 향후 한·일 양국의 건전한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2월 셋째주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소설 부문 10위권 일본 소설이 2권 올랐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가 1위를 차지했으며, 릴리 프랭키의 ‘도쿄 타워’가 5위를 기록했다. 국내 소설을 제치고 일본 소설이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출판 전문가들은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통계에선 일본 소설 숫자가 적게 들어간 편이라는 것이다.

일본 소설이 국내 젊은이들 사이에 ‘일류(日流)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구문이다. 대학생들이 그 선두에 서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실제로 서울대 학생들이 지난 1월26일부터 한 달간 중앙도서관에서 빌려본 책 대여 순위를 보면, 20위권내에 일본 소설이 7권이나 포함돼 있다. 현재 국내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원작 소설 ‘하얀거탑’ 1, 2, 3권과 온다 리쿠의 소설 ‘네버랜드’ ‘굽이치는 강가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스텝파더 스텝’,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1권이 20위권에 올라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3, 5권을 합치면 일본 작가의 책이 9권이나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독자들이 일본 소설을 찾으니 국내 출판사들은 너도 나도 일본 출판사와 소설을 계약, 국내판으로 번역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공식 통계로 지난 1997년에 143종이었던 일본 문학작품(대부분 소설)의 국내 번역 종수는 2006년 580종으로 크게 늘어났다. 출판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일본 소설의 국내 출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엔 문학상을 받은 유명 작가들만 선별해서 계약했는데, 이젠 일본 내에서 조금이라도 책이 팔린 작가라면 국내 출판사들이 앞을 다퉈 줄을 선다. 대형출판사인 K사의 편집장은 “일본 소설의 국내 번역 로열티가 엄청나게 올랐다”며 “우리 출판사도 경쟁사들에 번번이 물을 먹고 계약을 성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어떤 출판사의 경우엔 일본 상주 직원을 두고 계약에 매달리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 출판계의 전언이다. 젊은 독자들의 선호와 출판계의 상업주의가 맞물리면서 일본 소설의 국내 시장 점령이 빨리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독자들의 일본 소설 붐에 대해 고길희 일본 야마가타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 게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를 접한 젊은이들이 이국적이고 쿨한 분위기의 일본 소설에 사로잡힌 듯하다”고 분석했다. 권영민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한국 문학독자들은 20세기 초반부터 일본 소설에 친근함을 느끼고 즐겨 읽어 왔는데 최근 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일본 소설의 국내 상륙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젊은이들이 재미있게 느낄 만한 작품을 국내 작가들이 쓰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용걸 경남대 부교수는 이달 초에 일본 규수대에서 열린 한·중·일 대중문화 심포지엄에서 “지금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정치와 문화를 분리하고 있어서 문화를 이데올로기로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 불어닥치고 있는 ‘일류’의 원인에 대해 박광현 동국대 교수는 “지금 한국의 젊은 층은 문화의 국적을 거의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재미가 있고, 없고를 최우선으로 따져서 소비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실용, 경제, 경영서가 부상하고 있는 국내 출판계의 시류를 타고, 일본의 관련 서적들이 우후죽순 번역되고 있는 현상도 주목된다. 출판전문가들은 “과거엔 경제, 경영서 분야에서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미국 서적이 인기를 끌었는데, 차차 가벼운 감수성에 호소하면서 실용적으로 훨씬 세분화한 정보를 알려주는 일본 서적이 밀려오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길희 교수는 “일본 책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며 “한국의 독자들이 일본을 잘 아는 기회로 삼고, 한국의 문화 상품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2007.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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