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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회원전용 > 번역이야기  
제 목

우리 문학 번역, 투자 늘리자

작성자

관리자

날 짜

2006-08-11

파 일

조회수

1296


얼마 전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판사 가운데 하나인 쇠이유의 편집장 르네 드 세카티가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번역출판 국제 워크숍에 참석했다. 그는 작가이면서 탁월한 일본문학 번역자다.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을 프랑스에 번역 소개해 오에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기반을 닦았다.

그를 보며 나는 자문했다. 왜 우리에게는 세카티가 없었던 것일까. 일본문학이 한국문학보다 월등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를 두 사람이나 보유한 일본문학과 국제적으로 존재가 미미한 한국문학의 차이는 결국 세카티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가.

세카티는 '우연히' 일본문학에 관심을 두었다고 하나, 과연 일본문학의 행운이라고만 해야 할까. 국제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초라한 자리를 실감한 문학인이라면 일본문학이 해외 문단.학계에서 누리는 대접에 기가 죽게 마련이다. 문학이 한 민족의 창조적 성취의 핵심이라고 하면, 이런 푸대접에서 상처 입은 자존심은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이 도요타자동차를 곧 따라잡을 것이란 기사를 다음날 신문에서 읽어도 다스려지지 않는다. 경제대국으로 향해 가고 월드컵 4강에도 올라본 국가이지만 문학의 해외 인지도를 보면 일본과의 간격이 결코 좁혀지지 않을 숙명처럼 여겨진다. 우리 문학에 대해선 캄캄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축구는 알고 있는 외국 문인을 만나면 마치 어쭙잖은 졸부 취급을 받은 것처럼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일본은 패전 후부터 민관이 합심해 자국 문학.문화의 해외 번역.출판에 많은 투자를 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 초청은 우리 문학.문화의 수준을 알리는 계기였지만 일본은 1990년대 초에 똑같은 행사를 치렀다. 일본과 우리의 차이는 어떻게 대비했느냐에 있다. 당시 일본 작품은 2만 권 넘게 각국어로 번역돼 있었다. 반면 우리는 10년 후인 지난해 불과 1600여 권이 소개돼 있을 뿐이다. 일본의 국가경쟁력이 쉽게 꺾일 수 없는 것은 그것이 문화적인 차원까지 스며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소니를 제쳐도 결코 좁혀지지 않는 거리, 그것은 바로 문화적 국력의 거리다. 그 배경에는 일본어의 창조적 성취들을 각국어로 번역해 문화국가를 만들어간 일본 지도자들의 혜안이 있었다. 일본이 세카티를 가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번역이 우리의 당면한 사회적 의제 가운데 하나가 돼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번역은 민족 간 소통의 바탕이므로 지구화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필수요건이다. 우리 문화 생산물을 번역해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세계문화에 대한 기여이자 우리의 국가적 입지를 세우는 지름길이다. 번역에 투자하고, 한국문학의 세카티들을 키우자. 우리 문화의 해외 번역과 전파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 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우선 과제다.
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 덕성여대 교수 <중앙일보 2006년 07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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